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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다시쓰는 제로쓰의 초속 5센티미터 성지 순례기 1부

by 제로쓰2.0 2018.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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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 제로쓰의 초속 5센티미터 성지 순례기 1부


ⓒMakoto Shinkai / CoMix Wave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아가야,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루가 멀다하고 일이 터지고, 믿고 왔던 패러다임이 엎어지는 이 험난 사회속에서,
우리 모두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던 '너'는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이처럼 아련한 첫사랑에 대해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도 그 해답을 내주진 않습니다만,
최소한 뒤를 돌아볼 여유 정도는 마음속에 안겨 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신카이 감독은 「너의 이름은.」을 통해 이러한 자신만의 철학을 다 말아먹습니다.


들어가는 말

1. 모든 사진은 누르면 커집니다.
2. 여행 당시 카메라의 상태가 좋지 못했습니다.
3. 와이파이가 없으면 어디든 힘듭니다.
4. PC에서 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5. 안드로이드 계열 폰이나 아이폰 쓰세요, 윈도우 폰은 폰이 아닙니다.


「초속 5 센티미터」는 제 인생에서 큰 인상을 남긴 작품중 하나입니다.

군입대 바로 전날 머리 삭발하고 오는 길에 봤기 때문(본격 입대영화),
뭐 지금 생각해봐도 웃긴게, 이걸 보고 다음날 논산에 들어갈 마음준비를 했다는거 자체가...

아무튼 덕분에 군 생활동안 참 큰 도움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항상 초심을 잃거나 인생의 길에서 벗어난다 싶은 기분이 강하게 들때면,
또 틀어보고 제정신 차리고 하는 그런 작품입니다.

2016년의 늦은 겨울,
인생에서 더 바빠지기전 한번쯤은 다녀와야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에
부랴부랴 비행기표를 구하고, 짐을 싸고, 숙소를 정합니다.
환율이 최고점이던 시점에서 말이죠...

 




어쩌다 보니 일본 웹상에서 조사하면서 찾아낸 지도입니다.

네이버 블로거 마운트킹님이 자작하신 지도로 정정합니다.

제 2화 「Cosmonaut(コスモナウト)」의 배경이 된 카고시마(鹿児島)를 제외한,
도쿄에서 찾아 갈 수 있는 스팟이 정리된 아주 멋진 지도입니다.

일본에 무료 Wi-Fi 존이 많다고 들어서,
전 당연히 와이파이로 구글 맵 찍어 다니면서 찾으면 쉽겠구나 싶었는데...

1. 포켓 와이파이를 사가거나, 선불 유심칩을 꼭 사세요...
2. 윈도우 폰은 쓰는게 아닙니다.

위에 언급한 것 외에도 여행자용 무료 Wi-Fi 제공 어플이 있긴 했지만,
광고한 것에 비해 지역이 제한적인 것은 둘째 치고,
윈도우 폰에는 아무것도 지원이 안됩니다...

아무튼 이렇게,
폰에 저장된 지도 하나 가지고 떠난 고행이 시작됩니다.



신주쿠(新宿)역 서문으로 향하는 곳에 있는 스팟입니다.

파트 1 : 신주쿠(新宿)역
「초속 5 센티미터」 성지순례는 우선 신주쿠(新宿) 역에서 시작했습니다.

역 부근에 등장하는 스팟은 대략 5구역으로,
아래와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것 저것 다녀보신 분이라면 E -> A로 올라와서 A -> B ->C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다음 스팟까지 가셨겠지만...
길치에 인터넷 조차 없었던 필자는, A -> B -> C 해서 다시 A -> E 라는 말도 안되는 루트를 타버립니다.


심지어 군대에서도 이런 비효율적인 행군은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성지순례는 힘들었지만, 사진이 이쁘게 나왔으니 그냥 그걸로 만족합니다.


A구역 - 신주쿠(新宿)역 내부 스팟



「초속 5 센티미터」의 초반부에 오다큐(小田急)선 종점으로 찾기가 무척 쉽습니다만,
티켓을 끊고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줌으로 반대편 방향을 찍었습니다.



줌을 하지 않으면 저기까지 밖에 못 들어갑니다만,
마침 타카기가 오다큐(小田急)선 입구 앞에서 서있는 장면도 떠올라 잡아 봤습니다.



성지 순례 시작한 시간이 하필 출근 시간대라서 눈치가 보여 대충 찍고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전반적인 구조가 왕십리역 2호선과 5호선 교차 지점과 흡사합니다.



고슈가도(甲州街道) 쪽으로 가는 방향에 바로 보이는 택시 승강장입니다.
「초속 5 센티미터」 극중에서도 그렇지만, 일본의 살인적인 택시 요금에도 저렇게 손님이 많다는 것에 놀라고 갑니다...



C구역 - 니시신주쿠3쵸메(西新宿3丁目) 부근 스팟



성지 순례를 나선지 어느덧 30분이 지났습니다.

고슈가도(甲州街道)에 가는길에 니시신주쿠1쵸메(西新宿1丁目)가 보인다면,
니시신주쿠3쵸메(西新宿3丁目)까지 제대로 오고 있다는 소리입니다.


고슈가도(甲州街道)의 육교위에 올라가면 펼쳐지는,
타카기가 "회사를 그만두었다." 라는 나레이션이 나오는 장면이 나옵니다.


밤에 찍었다면 그 쓸쓸한 분위기가 더해져서 조금 더 멋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육교에서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어디서 많이 본것 같은 편의점이 나옵니다.



야마자키 마사요시(山崎 まさよし)가 부른,

본 작품의 주제곡인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 가 눈물과 함께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초속 5 센티미터」의 5분을 위한 1시간 2분간의 러닝타임이 결실을 맺기 시작하는 편의점이 나옵니다.

2016년 현재 기준으로 좌측의 카페는 없어지고, 편의점은 페밀리 마트로 상호가 변경되어 있습니다.


 



B구역 - 도쿄도청(東京都庁) 부근 스팟



도쿄도청(東京都庁)으로 가는 길은 쉽습니다.
거의 일본 모든 매체의 성지순례에 등장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매체에서 폭발하거나 불나거나 무너지는,
어디서 많이 본것 같은 저 쌍둥이 타워를 향해 무작정 걸어가면 됩니다.


이것저것 보면서 한 20분 정도 걷다보면 도착했다는 뜻으로 청사 안내 게시판이 보입니다.
안타깝게도 도청 입구쪽에 조각상이 세워진 건널목 스팟에서 찍은 사진이 손상이 심해 첨부하지 못했습니다.



「초속 5 센티미터」 극중에서 택시 타려다가 돈 없는 타카기가 걸어나오는 지하도입니다.
쭉 걷다보면 다시 신주쿠(新宿)역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옵니다.


역시 성지 순례 갔던때가 출근 시간이다 보니 행인이 많아 한참을 기다린 뒤에야 원하는 구도가 나왔습니다.
그래도 뭔가 시끌벅적한게 좋았습니다.



건물은 많고, 다 거기서 거기로 보이다보니 사진마져 붕 뜨는 느낌입니다...
저 지하도에서 좀 헤매다 보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건물이 보입니다.



바로 타카기가 미즈노의 전화를 받지 않으므로써 이별을 통보하고,
상실감에 빠진 채 하늘을 바라볼때 등장하는 그 건물,
신주쿠스미모토(新宿住友) 빌딩입니다.


작품중에는 너무 어둡게 나오고 해서 비슷하게 찍힌게 이것 뿐이네요...
그렇다고 밤에 찾아라 하면 못 찾았을듯...



여기까지 왔을때 비로서 느꼈습니다.


소년만화에서 주인공이 각성하고 강해지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사실 이 장면 찍고 많이 흥분했습니다.
와이파이는 없고, 길은 모르겠고, 다리는 아파오고, 찬바람은 거칠게 불어대는데 이걸 왜 하고 있을까 싶다가...

정말 한점 다름 없는 이 스팟을 발견하고 이맛에 성지 순례를 하는구나 싶어서 다시 힘을 냈습니다.


어쩌다 보니 도쿄도청에서 북쪽으로 이만큼 와버렸군요...
아무튼 이쯤 보이면 다시 신주쿠(新宿)역 쯤에 온겁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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